"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인데 — 새로 구하면 8000만원 더 내야 합니다."
서울 30대 직장인들이 지금 직면한 현실이다. 전세 매물은 7개월 만에 30% 이상 사라졌고, 남은 매물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청년들은 월 소득의 30%를 주거비로 쏟아붓고도 서울에서 밀려난다.
핵심 요약 3줄
-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2025년 10월 대비 30.1% 급감 — 7개월 만에 7211건 증발
- 신규 전세 vs 갱신 전세 보증금 격차: 84㎡ 기준 1월 4375만원 → 6월 8000만원, 반년 새 2배 폭등
- 최근 3년 서울 탈출 인구 139만 명 — 60%가 경기도행, 1순위 이유는 '주거비'
📉 7개월 만에 매물 3만 개가 1만 7천 개로… '전세 가뭄'의 충격 실체
한국부동산원·파이낸셜뉴스 등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025년 10월 20일 기준 2만4369건에서 2026년 6월 기준 1만7158건으로 7개월 만에 3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전월세 매물도 1년 전보다 25% 줄었다.
더 충격적인 건 가격 지표다. 서울의 주택종합 전월세 통합지수는 102.40으로, 부동산원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6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도 6월 둘째 주 기준 5년 반 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7개월 만에 감소율
2015년 집계 이래 역대 최고
(매매가 0.30%보다 높음)
1년 전 대비 상승 (6억9천만원)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전세가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추월했다는 점이다. 7월 1주차 서울 아파트 전세 상승률(0.31%)이 매매 상승률(0.30%)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히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 실수요자들이 매물 부족으로 인해 더 높은 가격에 전세를 구할 수밖에 없는 공황 상태를 뜻한다.
💣 "같은 아파트인데 8000만원 더?" — 신규·갱신 보증금 격차 충격
매물 부족이 만든 가장 잔혹한 결과가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보증금 격차 폭발이다. 올해 1월만 해도 서울 전용 84㎡ 아파트의 신규·갱신 계약 간 격차는 4375만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불과 6개월 만인 6월, 이 격차가 8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 서울 아파트 전세 보증금 신규 vs 갱신 격차 변화 (단위: 억원, 84㎡ 기준)
59㎡도 격차: 3,500만원(1월) → 7,750만원(6월) | 출처: 아시아투데이·이투데이
이 격차는 임차인의 공포 심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이사를 나가면 신규 계약을 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8000만원이나 더 든다. 그러니 사람들은 불편해도 그냥 재계약한다. 실제로 서울의 신규 계약 비중은 1월 52.6%에서 6월 45.0%로 줄었고, 갱신 비중은 47.4%에서 55.0%로 역전됐다. 시장은 이미 '이사 포기 시대'로 접어들었다.
🚶 탈서울 3년 139만 명 — 가장 큰 이유는 '집'이었다
집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있다. 최근 3년간 서울을 떠난 인구가 139만9645명에 달한다. 이 중 60.46%(약 84만 명)가 경기도로 이동했다. 이동 이유를 물었더니 1위가 '주택(32.64%)'이었다. 가족(30.48%), 직업(20.11%)보다 높다.
📊 서울→경기 이동 이유 순위 (최근 3년 집계)
경기도로 간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경기도 84㎡ 아파트도 신규·갱신 보증금 격차가 1050만원(1월)에서 5100만원(6월)으로 다섯 배 가까이 폭등했다. 서울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경기도마저 감당 못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 숨겨진 이면 — '전세 가뭄'이 생긴 진짜 이유
전문가들이 꼽는 전세 매물 급감의 주요 원인은 세 가지다. 첫째,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가 가속화됐다. 금리가 내려가면서 전세 보증금 운용 수익보다 월세 수입이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둘째, 전세사기 트라우마로 세입자가 전세를 기피하면서 집주인도 전세를 내놓기를 주저한다. 셋째, 3기 신도시 등 신규 공급이 계속 지연되면서 도심 기존 주택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임대차 3법의 '4년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시점이 겹치면서 신규 계약 전환 수요와 이사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전세 만기 집중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4년 전 오른 가격으로 묶여 있던 계약들이 이제 줄줄이 종료되면서 갭이 더 크게 벌어지는 구조다.
🧑💼 나에게 미치는 영향 — 당신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것
현재 전세 세입자
재계약 시 갱신청구권 사용하면 보증금 상한 5%. 신규 계약 전환 시 최대 8000만원 추가 부담. 가능하면 재계약을 고려하라.
새 전세 구하는 사람
서울 전세 매물 30% 감소. 원하는 지역·면적에서 매물 찾기 어려움. 검색 시작을 3개월 이상 일찍 해야 한다.
탈서울 고려 중인 분
경기도도 이미 격차 급등. 특히 광명·동탄구 등 인기 지역은 전세가 상승률 8~9% 기록. 소도시 분산도 고려 필요.
7월 이후 정책 주시
7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 8월 초 공급·세제 개편안 발표 예정. 보유세·거래세 개편 방향에 따라 매물이 급변할 수 있다.
🏛️ 오늘 토론회부터 7월 23일 대토론까지 — 정부의 선택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는 7월 23일 열린다.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공급, 14일), 금융위원회(금융, 15일), 재정경제부(세제, 16일)가 각각 3일간 분야별 공개 토론회를 연다. 최종 개편안은 8월 초 발표 예정이다.
이번 대토론의 핵심 쟁점은 '사는 집(실거주 1주택)'과 '쌓아둔 집(다주택·비실거주)'의 보유세를 다르게 매길 것이냐다. 이 대통령은 이미 7개의 쟁점을 직접 제시하며 "더 좋은 대안이 있으면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야당(국민의힘)은 "차근차근 증세 빌드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사는 단순하다. 다주택자 보유세가 오르면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섣부른 규제 완화는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정부가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에 따라 내년 전세 시장이 완전히 달라진다.
🔭 전망과 행동 제안 —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나
단기적으로는 전세 시장 안정이 쉽지 않다. 매물이 빠르게 늘 이유가 없고, 신규 공급은 최소 2~3년 후에나 시장에 반영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가 전세 계약 만기 집중 구간으로, 가격 충격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임박한 전세 계약 만기자는 최소 4~6개월 전부터 시장 탐색을 시작할 것 ▲보증금 3억 원 이상은 반드시 전세보증보험(HUG·SGI)에 가입할 것 ▲경기도 외곽·비수도권 신도시 전세 수급을 꼼꼼히 점검할 것을 권고한다.
정부가 7월 23일 이후 내놓을 대책이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를 담는지, 혹은 세제 개편만으로 그치는지 — 그 결과물이 내년 전세 시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